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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03] 여유로운 제주에서의 마지막 - 2013 여름휴가 4일차 어느덧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꽉 찬 일정이었지만 항상 아쉬움이 남는 여행의 마지막 날이란.. 제주발-김포행 비행기표는 밤 시간이었지만 마지막 날의 일정은 다른 날보다 여유로웠다. 숙소를 제주시 옆 함덕으로 잡았기 때문에 서귀포 쪽으로 일정을 짜봤다. 마지막 날의 여유를 선물하는 것일까. 하늘은 더위를 식혀주려 촉촉히 비를 뿌려주었다. 쇠소깍 근처의 CAFE DU SWAY란 곳에서 카메라 배터리 충전도 할겸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드디어 만난 쇠소깍. 정적의 공간이라는 이미지와 따뜻한 용출수의 느낌은 많은 인파와 더위, 그리고 보슬비 때문에 그 느낌이 많이 없었다. 특별한 감흥도 없는 한여름의 쇠소깍. 가을이나 겨울에는 어떤 느낌일지 상상만 하고 발걸음을 되돌린다. 쇠소깍 옆 대표적.. 2013. 9. 6.
[2013.08.02] 제주 하늘에 하얀 물감이 번지다 - 2013 여름휴가 3일차 연꽃은 단아한듯 화려한, 흔하지만 품격 있는 꽃이다.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연꽃이 상징하는 깨끗함이 불교의 정신과 닮았기 때문이다. 그 고귀함을 제대로 보기 위해 하가리 마을의 연화지를 찾았다. 제주의 맑고 깊은 하늘과 푸른 연화지는 강한 색채로 다가왔다. 누가 하늘과 땅에 물감을 뿌려놓은 것인가. 강한 색채가 입을 벌어지게 만든다. 연화지의 풍경은 대체로 색채가 강하다. 파란 하늘과 푸른 연꽃잎, 가장 자연스러운 색채가 아닐까. 그 곳에서 고귀하게 자태를 뽐내는 자홍색 연꽃.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연꽃잎의 그늘도 마다하는 꼿꼿한 기개가 느껴졌다. 하가리 마을의 연화지 옆에는 많은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더럭 분교가 있다. S사의 휴대폰 광고를 찍을만큼 아름답지만 아담한 더럭 분교는, .. 2013. 8. 28.
[2013.08.01] 태양과 바람이 머무는 우도 - 2013 여름휴가 2일차 제주 안의 멋진 곳들도 많지만 제주를 찾는 사람에게 우도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다. 성산항에서 배로 15분정도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우도를 만날 수 있다. 푸른 하늘, 에메랄드 바다, 하얀 구름. 빨간 등대까지. 우도에 잘 갔다오라고 날씨가 도와주는 모양이다(성산항에서..). 당초 성산일출봉이 계획에 있었지만 우도봉에 들르는 코스로 대체했다. 너는 다음에 보자. 뭐..대충 가을이나 겨울쯤..ㅎㅎ 배로 약 15분이면 우도에 도착할 수 있다. 과하지 않은 방파제의 그림이 우도의 성격을 잘 설명해준다. 우도를 둘러볼 수 있는 것들은 대표적으로 버스, 자전거, ATV, 도보가 있다. ATV나 자전거는 성산항부터 지독한 찌라시 세례를 받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곳에서 빌려 타면 되고, 날씨가 좋다면 도보도 괜찮은.. 2013. 8. 21.
[2013.07.31] 뜨거운 제주를 기억해 - 2013 여름휴가 1일차 2013년은 참 다사다난 했기에 당분간 잊혀지지 않을 한 해가 될 것 같다. 특히 한 번도 보지 못한 여름의 제주도를 만나러 가는 역사적인 해이기도 하다. 여행가기 전 예약부터 3박4일 일정을 계획하는 일까지. 급한 감은 있지만 알찬 계획, 처음 맞는 여름의 제주도의 모습에 기대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우와!' 속으로 조용히 감탄했다. 이호테우 해변에서 바라본 구름낀 한라산의 풍경은 하얗고 푸른 아름다움이었다. 이호테우를 지키는 빨간 등대. 이호테우와 말 모양 등대가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색다른 풍경이었다.그리고 그의 곁을 지키는 하얀 등대. 그렇게 한적하고 조용한 이호테우를 뒤로 하고 기대하던 고기국수를 먹으러.. 그동안 2번의 제주 방문은 흑돼지와 갈치 조림에 정신이 팔려 고기국수를 만나지 못했다.. 2013. 8. 18.
[2013.07.20] 장마철의 우음도 - 우음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우음도. 시화호가 조성되기 전, 파도 소리가 소 울음소리와 비슷하다고 이름 붙여진 섬. 내가 우음도를 만난건 인생에서 손에 꼽을 행운이었다.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그 곳만의 바람과 소리, 그리고 우음도 마을의 상처까지. 나에겐 혼자 간직하며 영원하길 바랐던 소중한 장소였다. 사계절 중 유일하게 여름 모습만 보지 못한 우음도. 몇 주간 지속된 장마 기간에. 주말에 딱히 정해진 일정이 없었고. 문득 머릿 속엔 장마철의 우음도가 떠올랐다. 예전의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우음도를 생각하며... 들어가는 길이 미묘하게 바뀌었고 공사를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보였다. 제2 서해안 고속도로(평택-시흥 고속도로)의 개통은 알고 있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장마철에는 원래 물길이 생겼었는지. 저 물길마저 우울하고 .. 2013. 7. 26.
[2013.07.19] 쇳덩어리에게 애정을 준다는 것 흔히 말하는 남자의 대표적인 세 가지 장난감이 있다. 그것은 '카메라, 오디오, 자동차'. 세 개 중에 두 개의 맛을 보고 있지만 각각의 장난감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은 다르다. 카메라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며, 오디오는 잘 모르겠고, 자동차는 교감할 수 있는 친구이다. 자동차는 단순한 쇳덩이가 아닌 각 차마다 특별한 감성을 가지는 반기계(?)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매일 타는 쇳덩이에 애정을 주고 그만이 가지는 감성을 느끼면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장난감으로써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 못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불행한 인간이 넘치는 세상에서 애정을 넘어서서 인격을 부여할 정도로 쇳덩이와 교감을 한다니.. 누가 들으면 비웃을 일이지만.. 2013.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