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남자의 대표적인 세 가지 장난감이 있다. 그것은 '카메라, 오디오, 자동차'.
세 개 중에 두 개의 맛을 보고 있지만 각각의 장난감마다 가지고 있는 특징은 다르다.
카메라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며, 오디오는 잘 모르겠고, 자동차는 교감할 수 있는 친구이다.
자동차는 단순한 쇳덩이가 아닌 각 차마다 특별한 감성을 가지는 반기계(?)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매일 타는 쇳덩이에 애정을 주고 그만이 가지는 감성을 느끼면서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장난감으로써 충분히 즐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 못하고 항상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불행한 인간이 넘치는 세상에서
애정을 넘어서서 인격을 부여할 정도로 쇳덩이와 교감을 한다니..
누가 들으면 비웃을 일이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아니 이 세상의 자칭/타칭 자동차 매니아들에게는 매우 행복한 일이다.
운전을 하고 있노라면 차와 대화하는 느낌이다.
엔진음, 흡기/배기음, 노면 소음 등을 통해 자기 상태를 알려주기도 하고, 각종 경고등을 통해 친절히 알려주기도 하는 녀석.
사람처럼 잘 먹고 잘 싸지 않으면 병이 걸려서 치료를 받거나 돌연사 해버리는 모습까지 보고 있으면 살아있는게 아닐까란 생각도 한다.
최근에 차를 바꾸려고 했던 나에게 시위라도 하듯이 문제를 일으키고 골치 아프게 하지만
그런 모습까지도 내 잘못이라고 느낄 정도로 애정을 갖는. 쇳덩어리를 넘어서는 파트너이다.
'미안해, 그래도 나름 합성유도 먹이고 셀프세차를 하는 정성을 보이잖니? 앞으로 조금만 더 수고해줘~'
Photographed by Canon 10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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