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졸업식이었던 2월의 어느 날, 난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어차피 대학원 진학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을 만나 사진을 찍기로 했지만
하지만 급출사였기 때문에 멀리 가지 못하고 근방에 나가기로 했다.
공단전망대에 올라서 본 반월공단의 모습.
늦은 밤에도 공장 굴뚝은 어떤 물질인지 모를 연기를 내뿜고 있다.
지금은 없어진, 공단이마트를 바라보고 찍은 사진.
내가 초등학생 때. IMF가 오기 몇 년전. 안산에 대형마트가 생겼다.
당시에는 대형마트라는 개념은 거의 없었고 기껏해봐야 백화점 지하의 물건 값이 비싼 마트뿐이었다.
물론 우리집을 비롯한 대다수 서민들은 시장을 애용했다.
초등학생 눈으로 본 이마트는 충격이었다. 매우 깔끔하고 냉난방 잘되는 시설에 없는 물건은 거의 없었던.
하지만 가격은 백화점 지하마트보다 훨씬 저렴했던. 일종의 쇼크였다.
이러니 어른들은 얼마나 두 손들고 대형마트를 반겼을까.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대형마트가 재래시장을 위협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시장은 시장의 영역을 지키고, 대형마트는 대형마트의 영역을 지키는 갈 길이 다른 것이라 생각했지만
2013년 지금, 유통법이니 대형마트 규제니 서로 충돌하고 있다.
시장논리대로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를 놔둬야 하는 것인지.
정부의 개입으로 영세업자의 영역을 지켜줘야 하는 것인지.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엔 무언가 찜찜함이 남는다.
Photographed by Canon 10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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