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 경중의 경계/충청

[2012.08.02] 단양 하계휴가(2.5일차)

by 철없는남자 2012. 8. 18.

2012년 단양으로 떠난 하계휴가 2.5일차.

 

기상 후 아침식사->고수동굴->점심(묵밥)

코스는 세 남자 모두에게 뭔가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하여 내린 결론, 자전거로 시화방조제까지 가자!

홍신과 광철은 로드바이크가 있었으나 나에겐 미니벨로 밖에 없었기에

광철의 하이브리드를 빌려서 가기로 했다.

(종종 셋이 자전거를 탈 땐, 광철의 하이브리드를 빌려타곤 했다.)

 

돌아오는 길,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만종JC에서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탔으나

문막IC 부근부터 지체되더니 고속도로 안내판에 '문막IC 부근 정체'라는 글귀가..

문막IC에서 국도로 오면서 시원한 편의점에서 군것질하며 이빨 좀 털면서

쉬다보니 안산에 도착한 시각은 약 저녁 6시.

각자의 집에 내려주고 광철의 집에 모여 간단한 저녁식사 후 출발하기로 했다.

 

지난 번 광철과 자전거를 타고ㅡ역시 그의 하이브리드를 빌려서ㅡ오이도를 목적지로

간 적이 있었는데, 경험상 맞바람이 얼마나 부느냐가 관건이었다.

다행히 가는동안 맞바람이 불지 않고 오히려 밀어주는 바람이 불어오면서

시간을 10~15분정도 단축했다. 힘도 많이 들지 않았다.

최종 지점인 시화방조제 조력발전소 공원(T-light 공원)에 도착했다.

 

이온음료를 사들고 카메라를 꺼내어 광장에 앉았다.

 

우리보다 라이딩 경력이 상당한 광철은 힘든 내색 없이 몸을 풀었다.

 

달과 구름의 멋진 조화를 이룬 하늘을 보고

광철은 가끔 이해할 수 없는 포즈를 취할 때가 있다.

 

홍신 역시 저런 억지 웃음으로 기념 사진을 남긴다.

 

T-light 공원은 열대야가 없는 곳이었다.

불어오는 바람에선 살짝 짠내가 나긴 했지만 심하지 않았고

염분을 포함한 바람을 맞아도 끈적거리는 찝찝함이 전혀 없어서 신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광장에 돗자리를 펴고 DMB로 TV를 보고

라디오나 음악을 들으며, 어떤 부류는 잠을 청하고 있었다.

우리도 열심히 카메라를 꺼내어 이곳저곳 찍으며 시간 가는줄 모르다가

 

결국은 돗자리도 없이 바닥에 누워 하늘을 감상했다.

 

이 사진의 나의 표정은ㅡ무언가를 외쳐대는 듯한ㅡ전하려는 메세지가 있었다.

이 날따라 꼬리뼈(인지 전립선인지 모르겠다만)쪽의 통증이 있었고 고통을 참고 다시 돌아갈 생각에

미쳐 돌아버릴것 같아서 저런 절규의 메세지를 보냈다.

 

돌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시화방조제의 맞바람이 불면서 속도를 내기 힘들었고

선두에 섰던 홍신도 수술했던 무릎쪽에 통증이 오면서 속도를 내기 힘들었으니

뒤따라 가던 나와 광철도 홍신의 페이스에 가감속을 해야했기 때문에

지속적인 페달링에 어려움이 있었다.

물이 없어 목마름을 참고 광철의 집까지 돌아와서

수박을 먹었을 때의 그 기쁨이란...

맞바람과 각자에게 찾아온 통증을 견뎌내며 무사히 돌아온 우리는

광철의 집 앞에서 수박을 먹으며 휴가를 마무리 했다.

 

그동안 노느라 바빴던 여름 휴가를, 이렇게 쉬면서 여유롭고 알차게 보냈다는 것에 모두는 만족했다.

2013년 여름, 아니 올 해 가을이나 겨울에도 이런 여유롭고 알찬 휴가를 기다리며

그렇게 우리의 2012년 여름 휴가를 마무리 했다.

 

Photographed by Canon 100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