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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중의 경계/제주

[2013.08.01] 태양과 바람이 머무는 우도 - 2013 여름휴가 2일차

by 철없는남자 2013. 8. 21.

제주 안의 멋진 곳들도 많지만 제주를 찾는 사람에게 우도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다.

성산항에서 배로 15분정도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우도를 만날 수 있다.

 

 

푸른 하늘, 에메랄드 바다, 하얀 구름. 빨간 등대까지. 우도에 잘 갔다오라고 날씨가 도와주는 모양이다(성산항에서..).

 

 

당초 성산일출봉이 계획에 있었지만 우도봉에 들르는 코스로 대체했다.

너는 다음에 보자. 뭐..대충 가을이나 겨울쯤..ㅎㅎ

 

 

배로 약 15분이면 우도에 도착할 수 있다. 과하지 않은 방파제의 그림이 우도의 성격을 잘 설명해준다.

 

 

우도를 둘러볼 수 있는 것들은 대표적으로 버스, 자전거, ATV, 도보가 있다.

 

ATV나 자전거는 성산항부터 지독한 찌라시 세례를 받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곳에서 빌려 타면 되고,

날씨가 좋다면 도보도 괜찮은 선택이지만 여름이라 겨울의 혹서/혹한의 환경에서 걷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또한 우도행 도항선으로 자가용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으나 도항선에 오르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매우 긴 편이며,

무엇보다도 우도 내에는 버스가 다니고 도로가 좁기 때문에 자가용을 가지고 가는 것은 비추한다.

 

우리는 1인당 5000원짜리 버스표를 끊고 에어컨 빵빵한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우도봉 - 검멀레 동굴 - 하고수동 해수욕장 - 서빈백사' 네 곳을 순서대로 거치는 우도 버스는

휴가철에 승객이 매우 많을 것 같았지만 적정 수준으로 불쾌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우도봉과 서빈백사를 둘러보기로 하고 첫 번째 코스인 우도봉에 내렸다.

 

마치 작은 성산일출봉과 같은 풍경의 우도봉. 1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지만 뜨거운 날씨 때문인지 사람이 많지 않았다.

고생 끝에 낙이 있으니. 바람이 태양의 열기를 식혀주는 푸른 풍경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멀리 성산일출봉과 제주도가 보일 정도로 가까운 우도. 우도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기도 하다.

높은 곳에 올라 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느껴본게 얼마만인지..

 

 

파도와 바람에 제 살을 내어주는 절벽처럼, 나이가 들어 존경받지는 못해도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사람이고 싶다.

 

 

바람소리가 들리는 우도봉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고 서빈백사를 향한다.

제주는 몇 번 왔지만 우도는 처음인 나에게, 파트너는 서빈백사의 아름다움을 마르고 닳도록 한다.

그 풍경이 어떨까. 기대에 가득찬 채 발걸음을 옮긴다.

 

 

규모가 작지 않아서 더 좋았던 서빈백사. 이보다 더 하얀 백사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눈부셨다.

마음은 물에 뛰어들고 싶었지만 그냥 넣어두었다..ㅎㅎ

 

 

'이런 맛의 막걸리라면 맛있게 먹을 수 있겠어!' 술을 못하는 나에게도 낮술의 욕구를 불러 일으키는 땅콩막걸리.

그 맛은 막걸리보단 달콤한 땅콩우유에 가까웠다. 또 먹고 싶어진다. 몇 병 사올껄..젠장..ㅠㅠ..

 

 

제주에서 보낸 모든 순간이 소중하고 기억에 남지만 그 중 으뜸은 역시 우도!

우도가 이렇게 좋은 곳인줄 알았다면 진작 찾아올 것을..그래도 늦게나마 왔다는 생각에 안도하고 있는 나.

땅콩 아이스크림이나 막걸리도 좋았지만 두 뺨을 스쳐가는 우도의 부드러운 바닷바람이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싸구려 힐링이 아닌 여유를 찾기 위한 시간이었기에 더 좋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도의 그 바람을 간직하고 싶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뒷목이 당길때마다 바람을 만난다면 스르륵 잠이 들지도 모르겠다.

 

우도, 사계절 어느 때나 찾아오고 싶은 곳이다.

그러면서 다짐한다. 여름이 아닌 계절에도 꼭 찾아오겠노라고.

 

Photographed by Canon 10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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