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계획은 부안시장에서 전어와 각종 해산물을 먹는 것이었으나, 비응항에 괜찮은 횟집이 있다는 것을 알고 급히 목적지를 바꿨다.
아버지에게 여쭤보았으나 가보지 않으셨으니 대충 어느 위치에 있는지 나름 상세히 알려주셨다. 가게 이름도 모른채.
역시 스마트폰으로 검색 결과, '아마 그 유명한 횟집은 비응횟집일꺼야'라는 결론을 내리고 주위를 서성거리지만 비응횟집 간판을
걸고 있는 가게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나의 뛰어난 관찰력으로(?) 가게 위치와 간판이 바뀐 외벽의 흔적을 찾아 그 맛집을 찾았다.
가게 이름이 가물가물한데..아마 '일억조 횟집'이었던 듯.
당초 목표는 전어였으나 역시 해상 조건이 좋지 않아 활어 상태의 전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처음 들어보는 줄돔과 광어를 적당히 내주고 각종 스끼다시가 나왔다. 위 사진은 전부 나온 것이 아니다.
첫번째 상차림 후에 빈 접시가 3~4개 나가고 새로운 스끼다시가 빈 자리를 채웠다.
줄돔도 돔이라고 나름 고소하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에 만족스러웠고 광어는 그저그런 느낌.
스끼다시로 나온 산낙지와 개불, 해삼이 맛있었다. 솔직히 전에 찾아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상당히 살아있는 느낌을 주었다.
과음과 거리가 먼 우리는 맥주 한병을 나눠마시고 언제나처럼 살아있는 것들을 음미하는게 집중했다.
특히 먹을 것에 민감하고 집착이 강한 저 사람은..상이 차려지는 순간부터 매우 흐뭇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보였다.
사진을 보라, 왠만한 개그를 봐도 웃지 않는 그에게 저런 표정을 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가 점심시간 보다 약간 먼저 들어갔는데 그 뒤로 손님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하나같이 점심정식을 시킨다.
유명한 집이긴 한가보다. 들어가자 마자 종업원이 "정식 3개죠?"라는 멘트로 강제 선택을 시키면 손님은 말없이 응하고 자리에 앉는다.
점심정식이 3만원, 1인당 3만원치고 횟집에서 많이 푸짐하게 나온다. 동네 횟집의 스끼다시보다 퀄리티도 높은 수준.
아쉬운 것은 역시나 해상 조건이 좋지 않아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먹어보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나와 광철에게 넘치는 포만감과 살아있는 맛 등 만족시켜준 몇 안되는 음식점이었다.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집.
Photographed by Canon 10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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