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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는 이야기

[2024.04.05] 아베오 31개월(약 50,000 km) 사용기 - 작은 차, 큰 기

by 철없는남자 2024. 4. 5.

2018년 트랙스 사용기 이후 6년 만에 기록하는 자동차 사용기.

(트랙스 이후 기름 많이 퍼먹는 맥스크루즈 36개월 사용기는 패스)

 

945일 동안 운용하면서 아베오는 '작지만 알찬 구성의 소형차'라고 결론 내렸다.

역시 소형 해치백은 원색이 잘 어울린다
어쩜 트랙스와 다를게 없는 실내, 당시에도 까였지만 지금도 까일만한 구성과 소재

 

아베오는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에서 소형 SUV 장르를 개척한 트랙스의 아버지다.

플랫폼을 비롯한 파워트레인, 실내 디자인 및 내장재 등 대부분을 트랙스에게 물려주었다.

어쩌다 보니 같은 플랫폼 차량 두 대를 경험하게 되었다는...

커버 없는 날카로운 눈매와 각진 디자인은 잘 달리게 생겼다(..만 현실은 그냥 소형차)
며칠 비를 맞아서 꼬질꼬질

 

차량의 기본 사양 및 추가 장착품은 아래와 같다.

 

A. 2014년 11월(2015년식, 각자)

B. 수동

C. 옵션: 마이링크, 선루프(...로 추정)

D. 추가 장착품(실내/외)

 - 앞뒤 RS 범퍼, RS 휠 교체(전 차주)

 - 머플러 팁 교체(전 차주)

 - 뒷 브레이크 디스크 타입으로 교체(전 차주)

 - K3 와이퍼 암 교체

 - 멀티팩 설치(왜 했을까 후회되는 작업..ㅠㅠ)

 - 제네시스 쿠페 운전석/조수석 시트 교체(전 차주)

 - 통풍시트 운전석/조수석 시트 설치(전 차주)

 - 안드로이드 올인원(MAKEDE m600s), 후방카메라(AHD) 설치

 - 오토라이트 설치

 

신차 출고한 트랙스와는 다르게 출퇴근 & 업무용 중고차라 큰 지출을 하지 않았다.

타이어는 새 전륜 타이어로 25,000km를 신나게 달리고 트레드 20%까지 알뜰히 타고 매각했다.

 

 

단종됐지만 나처럼 저렴한 출퇴근 차량 혹은 장난감을 찾는 이를 위한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1. 실내/외 디자인

아베오의 굵은 인상의 실외는 내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소형 해치백 치고는 톨 보이(tall boy) 스타일이라 일명 짜세가 나오는 모습은 아니지만, 굵은 디자인과 오픈형 헤드램프는 원색을 어울리게 하는 중요 요소였다.

실내는 트랙스와 99% 비슷하다. 곧 장점보단 단점이 많은 디자인이라 많이 까였단 얘기..

 

2. 편의 사양

지금도 쉐보레의 가장 큰 단점이다. 동급 대비 없어도 너무 없는 편의 사양인데 어차피 출퇴근 & 업무용 차량이라..

편의 사양 역시 트랙스와 99% 비슷하다.

 

3. 파워트레인 & 브레이크

트랙스와 같은 1.4T 엔진 + 수동변속기 조합은 130 km/h까지는 무난하다.

의외로 가장 큰 단점은 수동변속기인데 와인딩 등의 주행에 적합한 기어비가 아니다. 2, 3단 기어비가 길어서 주행 편의성은 좋은데 치고 나가야 할 때 변속기가 가속력을 다 갉아먹는다. 여름철 긴 오르막에서 3단은 참...

오래전 단종되었기에 가성비로 타려는 사람에게 굳이 RS 미션 스왑은 추천하지 않는다.

브레이크는 쉐보레답게 리니어(linear)하며 트랙스에서 고생했던 방귀소리는 없었다.

 

4. 연비 & 승차감

고속과 시내를 50%씩 주행하는 환경에서 트립에 찍히는 연비는 평균 14 km/L.

수동변속기 달린 소형차 치고 좋은 연비는 아니다.

승차감은 소형차답게 딱딱하고 작은 시트와 서스펜션 조합으로 좋진 않다. 특히 2열은...

게다가 짧은 윤거로 범프가 많거나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후륜 그립을 쉽게 잃는다.

(덕분에 똥꼬에 힘들어가면 바로 카운터 스티어링(counter steering) 준비를 하게 된다..)

중고차 특성상 미미 3종(엔진, 미션, 센터)이 좋지 않은 상태라 진동이 있는 편이지만 교환하지 않았으나 미미 3종 교체 후기들을 찾아보면 진동에 있어서 효과가 꽤 큰 것 같다.

 

5. 그 외

내가 트랙스, 아베오를 운용하고 동생이 크루즈를 운용하면서 느낀 쉐보레 1.4T 엔진의 가장 큰 단점은 냉각 계통.

아베오의 경우 가볍게는 탱크 파손부터 써모스탯의 산산조각, 라디에이터 사망 등 냉각 계통이 고질병이며, 불행 중 다행으로 엔진오일 혼입이 없었던 것에 안도의 한숨을...

그 외 연식에 따른 고장(활대링크 교체, 브레이크 로터 교체 등)이었고 큰 트러블은 없었다.

추가로 장착한 안드로이드 올인원은 알리에서 저렴히 구매했으며 사용 후기는 '순정이 최고!'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S/W의 조악함과 떨어지는 내구성 등은 만족스럽지 않다.

 

6. 총평

쉐보레답게 차량 기본기가 훌륭하다. 타이어와 서스펜션 등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는 전제 하에서.

소형차라 각종 소모품의 컨디션이 떨어지면 승차감과 주행 성능이 눈에 띄게 떨어진다.

 

 

2011년 출시하여 2019년 The New 아베오가 단종까지 국내에선 비인기 중 비인기 차종이었다.

굵지만 날렵한 이미지의 외관과 저렴한 중고차 가격으로 구매하여 31개월 간 잘 타고 다녔다.

주행 거리가 낮은 적당한 가격의 아베오는 지갑 얇은 사람에게 꽤 좋은 장난감이 될 것이다.

 

이젠 업무용 법인 1톤 트럭(무려 전기차..)으로 바뀔 예정이라 다음 자동차 사용기는 얼추 정해졌다.

 

수고했어, 아베오. 폐차되지 말고 좋은 주인 만나서 잘 달려주길!

 

 

Photographed by Galaxy S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