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담 쪽에 볼 일이 있어서 갔다가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예정에 없는 산책을 한다.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적당히 차갑고. 겨울의 끝자락은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하는 계절.
멀리 보이는 모교를 보며 걷다보니..정문까지 와버렸다.
내가 신입생 때는 버스 종점과 오래된 단층 상가 몇 개만 있던 곳이 많이 변했다.
학교 근처는 큰 아파트 단지가 생겼고 그 덕에 대학가+신도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내가 술을 못 마시는지도 모르고 마시고 다니던 신입생 시절.
술 취한 동기들이랑 웃으며 기다리던 교내 스쿨버스 정류장도 반갑다.
술 못 마시는 체질임을 알고 술자리 대신 열심히 놀던 대운동장.
휴일은 동네 주민들의 산책로이자 어린이들의 놀이 공간이 된다.
우연한 긴 산책에 모교 탐방 중 신입생들의 OT 출발 장면도 보게 되어 기분이 묘하다.
난 아직 많은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느덧 대학 입학이 20년 전이 다 되어간다.
나의 모교는 부실 대학으로 선정되어 재학생들이 국가장학금 제한도 받는 등 어려운 시기이지만
내 기억 속 모교는 여전히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보통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지만..ㅎㅎ
Photographed by iPhone 13 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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