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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는 이야기

[2014.08.16] 트랙스 4개월, 약 10,000 km 사용기

by 철없는남자 2014. 8. 16.

 

 

 

새로 들인 트랙스를 벌써 10,000 km 가까이 운행했다.

출퇴근 길의 컨테이너를 적재한 화물차들의 위협을 이유로 기변을 했고 차량의 안정성 및 안전성 면에서는 아주 만족스럽다.

대형차에서나 느낄 수 있는 고속안정성을 소형 SUV에서 느끼다니..타면 탈수록 놀랍다.

 

 

1. 디자인

 

쉐보레 차량은 강한 선을 사용한 굵직한 디자인으로 남성적이다.

디자인은 워낙 주관적인 것이라 어느 디자인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깨가 벌어지고 눈매가 날카로운 남성적인 모습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실내에서 다소 실망한다.

센터페시아 구성의 심플함, 괜찮은 수준의 마감은 마음에 드는데 재질이 마음에 안든다.

시승 후에 구매를 결정했지만 따로 도색 업체에 맡길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하는 재질..ㅠㅠ

스크래치에 취약하게 생긴 무광 블랙의 플라스틱은 자연스레 조심스러운 조작을 유도한다.

주로 혼자 타기에 큰 스크래치는 없지만 언제나 조심스러운 인간을 만들어주는 쉐보레의 친인간적인 재질 선택.

(다음부턴 싸구려틱 해도 좋으니 도색이라도 좀..)

 

 

2. 편의사항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다만 소형급이라고 원가절감을 한 부분이 있으니..윈도우스위치 조명과 키홀 조명, 그리고 팔걸이 부분이다.

운전석의 윈도우 스위치 조명은 딱 운전석 창문 버튼에만 조명이 들어온다. 놀랐다..너무 어이 없어서..

당연히 조수석과 뒷좌석의 윈도우 스위치 조명은 들어오지 않는다.

 

키홀 부분도 어이 없었다. 본인이 대학 입학하며 아버지께 물려받은 96년식 크레도스에도 키홀 조명은 있었다.

스마트키가 없어도 좋다. 그럼 키홀 조명이라도 넣었어야지..키 박스 주위가 너무 휑해서 한번 더 놀랐다.

 

팔걸이 역할도 하는 콘솔박스의 부재. 괜찮다.

그럼 팔걸이를 조수석에도 넣었어야 했다. 왜! 팔걸이는 운전석만 있는 것인가.

가끔 불편해하는 조수석 탑승자를 보면 내가 괜시리 미안해진다. 이건 애프터 마켓을 통해 확장 시공을 할 예정이다.

 

오토에어컨이 없는 것은 오히려 환영이다. 오토기능은 쓰지도 않으니 단순한 수동 조작 공조기를 선호한다.

 

스티어링 틸팅 기능 중 앞뒤로 조절되는 기능은 대환영이다.

특히 본인은 팔과 다리가 신장에 비해 긴 편이라 시트 포지션을 맞추는데 항상 불편했는데,

앞뒤로 조절이 되는 틸팅 기능으로 장시간 운전해도 피곤하지 않은 포지션을 찾게 되었다.

 

하나뿐인 앞좌석 시거잭, 글로브박스 조명 부재 등은 애프터마켓을 통해 충분이 DIY 할 수 있기에 넘어간다.

 

 

3. 엔진, 변속기, 브레이크

 

트랙스는 1,400 cc 터보엔진이다.

서킷의 머신같은 속도를 위한 터보엔진이 아니라 다운사이징을 위한 터보엔진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딱 2,000 cc 가솔린 세단만큼 나간다.

평소에 타기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지만..고속에서 추월할 때에는 1,400 cc의 한계가 살짝 보이지만 납득할만한 수준이다.

터보는 보통 실용영역인 2,000 rpm대에서 터지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1,600 cc 준중형급보다 잘 나간다.

 

쉐보레의 변속기는 말도 많고 탈도 많다.

GEN2 미션으로 넘어오면서 비교 대상인 현대/기아의 파워텍 미션과 비슷해졌다는 평이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2단에서 3단, 3단에서 4단으로 넘어갈 때 변속이 늦는 경향이 있다.

특히 3단으로 내리막길 탄력주행 중에 4단으로 쉬프트업을 하려면 악셀링을 살짝 해줘야 변속이 된다.

처음엔 불편했지만 납득되는 수준이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차후에 고가의 미션오일로 교체할 생각이다.

그래도 6단 미션이라 고속주행시 엔진소음이 크지 않다. 100~120 km/h에서 고 rpm을 쓰지 않는다.

 

브레이크는 만족스럽다.

현대/기아차는 초반에 답력이 몰려있고 후반으로 갈수록 브레이킹 성능이 떨어지는 세팅이라면,

쉐보레 트랙스는 밟는 만큼 서주는 리니어(linear)한 반응이다.

소형 SUV라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2p나 4p로 업그레이드 할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4. 연비 및 기타

 

연비는 아주 만족스럽다.

전에 탔던 올뉴모닝 수동의 경우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의 비율이 6:4일 때 full to full 측정시 14 km/L, 시내주행 100%일 때 10 km/L,

고속도로 100%일 때 15 km/l의 연비를 보여줬다. 물론 실 연비.

트랙스의 경우 오토미션+소형급 차제라는 이유로 10 km/l 정도 예상했으나 고속도로와 시내주행의 비율이 6:4일 때 실연비 13.3 km/L라는

놀라운 연비를 보여준다. 물론 개인 운전 습관에 따라 차이가 많지만 차급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이다.

아직 100% 고속도로 주행때 연비 측정을 안해봤지만 올뉴모닝 수동만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소음도 그럭저럭. 경차를 타가 넘어와서 그런지 너무 조용하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금방 시끄럽다고 느끼겠지만..

다만 100 km/h를 넘어가면 노면소음이 꽤 올라온다. 이 부분도 차후 하체 방음을 통해 잡을 예정.

풍절음은 커다란 사이드미러 때문인지 신경에 거슬린다. 엔진소음도 유입되는 정도는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

소형급이라고 신경을 덜 쓴 느낌이다. 그래도 차가격은 중형 깡통 수준인데..

 

요즘 동호회 뿐만 아니라 본인도 느끼고 있는 앞유리 유막 문제가 심각하다.

SUV나 RV의 경우 높은 차체 덕분에 승용차보다 유막이 덜 낀다고 알고 있는데 트랙스는 신차출고 한 달만에 유막 발생.

유막제거제로 유막 제거 후에도 2주 후에는 다시 유막이 낀다. 비오는 날 운전하기가 두렵다.

동호회 내에도 한참 뜨거운 이슈이고, 쉐보레 쪽에서도 문제의 원인조차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동호회 내의 어느 회원은 '차량 장기 보관 때 뿌리는 방청제를 앞유리까지 뿌려서 유리가 방청제를 먹었기 때문에 유리가 기름기를 뿜는다.'는

주장이 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본인도 이론적으로 잘 모르겠다..;;

 

또한 일부는 트렁크 내부손잡이 누수 문제, 도어트림 유격, 고주파음, 브레이크 소음 등의 문제를 겪는 사람들이 있고

본인도 몇 가지 다른 문제를 겪었지만 아직 확인 중이고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기에 차후 해결할 예정이다.

 

5. 마치며..

 

이런저런 이유로 주로 혼자 운행하고, 가끔 3명정도 동승하는 사람에겐 소형 SUV가 아주 만족스러울거라 생각한다.

유류비나 보험료, 세금도 SUV치고 많이 들지 않고 차량 크기도 크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 나와 비슷한 패턴의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차량이다.

 

자잘한 결함이나 불만이 있지만..소비자를 100% 만족시키는 자동차는 없기에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국산이나 수입차를 막론하고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소비자의 힘은 약하다.

그래서 소비자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진상 고객이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젊은층을 중심으로 현대/기아차에 대한 불신과 수입차의 가격인하 공세 등의 환경에서

쉐보레에서도 사태파악을 빨리하고 대응을 적절히 해준다면 국내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꽤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A/S가 불편하고 비싸지만 만듦새가 좋은 수입차를 타야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다음 사용기는 아마 20,000 km 주행 시점이나 1년이 되는 시점에서 사용기를 적지 않을까 생각한다.

 

Photographed by Canon 100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