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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내 마음대로

[2012.12.20] 박근혜 후보의 당선과 문재인 후보의 탈락

by 철없는남자 2012. 12. 20.

2012년 12월 19일, 어느 대선보다 네거티브가 난무하는 대선이 끝났다.

네거티브가 난무했지만 다른 대선보다 네거티브가 먹히지 않았던 대선이었다.

대선 전에는 문재인은 안철수를 바라보고, 박근혜는 그런 문재인을 바라보는 형국이었다. 즉, 혼자만의 힘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아침 9시쯤 일어나 투표를 하고 저녁에 개표방송을 보았다. 충격이었다. 개표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나 의심될 정도로 박근혜의 우위가 계속됐다. 다른 어떤 선거보다 2030의 투표율이 높았지만 투표율이 전부가 아니었다. 투표율이 70% 이상이면 승산이 있다는 민주당의 예상은 빗나갔다. 개표 초반부터 우위를 점하던 박근혜는 개표 마감까지 그 우위를 한번도 내주지 않았다. 믿을 수 없었다. 예상외의 우위에 개표 마감 전에 벌써 넋이 나갔다. 11시까지 SBS 개표방송을 보다가 TV를 껐다. 그냥 껐다. 뭔지 모를 패배감과 절망감에 나도 모르게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더 높은 지지율을 얻으리라 예상했던 경기, 서울 지역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지지율이었으며, 호남의 두자릿수 지지율은 충격적이었다.

예상은 했으나..TK 지역의 박근혜 지지율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그나마 희망을 갖고 있던 부산지역은 선전을 했으나 호남지역의 표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과론적 이야기지만, 문재인은 젊은층의 지지를 끌어내는데 성공했으나 40대와 50대의 지지를 끌어내는 것은 참혹할 정도로 실패했다.

50대가 박근혜를 지지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문재인이 아닌 민주당이다.

우리는 야권 후보로 문재인과 안철수라는 품격있는 신사적인 후보를 만난 행운아들이었다. 그러나 품격만으로는 민주당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덮을 수는 없었다. (아마 안철수가 사퇴한 이유도, 아직 자기 힘으로는 제 1 야당인 민주당을 바꾸기엔 역부족이라 생각했을거라 추측한다.)

 

나는 문재인 지지다이다. 그러나 민주당을 지지하지는 않는다. 참 아이러니하다. 문재인을 지지하지만 그가 속한 정당은 지지하지 않는다.

비단 나만 이런 것은 아닐 것이다. 젊은층이 문재인을 지지한 이유도 문재인이라는 개인의 품격과 박근혜로는 안된다는 이유가 대부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런 젊은이들의 지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금껏 진보세력이 정권교체를 이뤘던 상황들을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정권교체를 이뤄왔었다. 그것이 함정이자 착각이었다. 노무현의 향기를 가진-향기를 은은하게 풍기는-문재인을 민주당이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그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 과정을 믿고 있었다고 보여진다.

안철수의 정의대로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모두 구태정치라고 할 수 있다. 구태정치는 벗어나야 할 대상이지만 버릴 대상은 아니다. 급격한 변화는 희망찬 미래보다 감당하지 못할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민들은 바라고 있었다, 민주당의 행동하는 혁신을.

단일화 과정부터 대선까지 보면 아니었다. 민주당은 나름 노력을 했으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거는 끝났고 당선자는 박근혜 후보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가 국민을 감동시키는 무언가를 갖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강한 의문이 든다. 그렇다고 민주당과 문재인이 국민을 감동시켰느냐. 아니다. 그들도 문재인이란 개인에게만 기대감이 있었지, 민주당에게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국민들은 문재인보다 박근혜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매우 복잡한 정치공학적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결과는 집권 여당의 승리로 끝났다.

민주 시민이라면, 합리적 사고를 가진 국민이라면 국민의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지난 날을 반성하며 나아갈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그래. 솔직히 말하면 나는 어제 밤까지 애인에게 실연당한 사람처럼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다. MB 정부가 그동안 저지른 어이없는 것들을 박근헤 당선인이 시원하게 정리해줄 것이라는 기대도 크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당선되지 않아도, 상대후보가 정말 탐탁치 않더라도, 그 사람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게 현실이다.

 

더이상의 불평불만은 어린아이가 떼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MB 정권의 언론 탄압, 부정 부패 등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의 5년도 견뎌냈던 우리다.

그래도 약간의 기대는 한다. "박근혜라면 MB보단 낫겠지", "독재자의 딸이라도 민생만큼은 MB와 다를꺼야"

속이 쓰리고 울분을 토해내고 싶지만..이젠 박근혜에게 기대를 걸어본다. 큰 기대도 안한다. 부디 민생만큼은 현명하게 해결해 달라는 기대만 있다. 언론의 자유..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SNS과 팟캐스트로 대변되는 진보성향의 탄압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 국민을 바보로 여기고 거짓말을 습관처럼 일삼는 새누리당도 나아질거란 기대도 버렸고, 박정희의 색깔을 지우는 상황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자, 21세기를 사는 대한민국 젊은층이여. 역사는 순환한다. 역사는 정의를 추구하고 불의를 심판한다. 주저 앉지 말자.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다.

다시 돌아올 역사를 대비하는 현명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는 값진 진보 인사들-다듬어지지 않은 보석-을 손에 쥐고 있다. 그들이 우리를 대변해주고, 더 나아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그들에게 관심을 주고 키워내야 한다. 그것이 진보가 할 일이다.

 

울지 말자. 분노하지도 말자. 냉철하게 미래를 준비하는 자에겐 희망찬 미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