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맥주'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5.30 [2013.05.30] 도전이냐 타협이냐 (14)
  2. 2013.05.28 [2013.05.21] 수박 맥주 제조한 날 (11)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는 앞 뒤 가리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바빴다. 성공/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컸기 때문이다.

그 때로부터 몇 년이나 지났다고 도전보다는 타협하려는지. 알게 모르게 타협하며 사는 삶을 맛봐서 그런건지.

 

 

대학을 졸업하기 전까지 나는 반쪽짜리 완벽주의자였다.

한번 시작한 일은 만족하는 선에서 끝을 봐야하지만, 시작하지 않은 일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그런 반쪽짜리.

하지만 가슴은 항상 100% 완벽주의를 지향하며 내 생활-언행까지도-마저 완벽하고 이성적이며 논리적이지 않으면 안되던 때였다.

군 전역 후에는 군대의 영향인지 타협하며 살아가는 편안함을 알았고 그렇게 살아도 나만 괜찮으면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30대가 코 앞인 지금. 질풍노도의 시기같은 신체적/감정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겁이 많아지고, 생각이 많아지고, 눈물이 많아지고, 편한걸 찾게 되고, 불의와 타협하려는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불편한 것보단 이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되었다. 또 그게 현실이고.

연상의 선배/어른들이 '젊은 놈의 웃기는 소리'라고 해도 상관없다. 그들 중 몇 명은 나와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생각을 겪었기 때문이다.

 

 

일기장에나 써야될 말을 훗날의 오글거림을 감수하며 블로그에 끄적거리는 이유는 지금의 상황과 기억을 나중에 추억하고 싶기 때문이다.

희망은 있다. 그러나 과도한 긍정은 근거없는 자신감과 철저한 실패를 불러올 것이다. 지금 끄적이는 포스팅부터 각종 잡념까지.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하리라. 마침 수박 맥주를 만들던 날, 내 사진을 보니 지금 상황과 표정이 묘하게 어울린다.

 

 

                                                                                                                                        (2013년 5월, 한양대 생태습지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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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철없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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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블솔 2013.05.31 00: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많은 이들이 이제서야 '아무 문제나 오류가 없는 것 같아 보이던 출발선들'을 밟아오다가 돌연 그 선에서 벗어나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갑자기 놀라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으려해도 느끼게되는 세상에 살고있다. 너무 긍정적으로 봐주는 생각일까.

    그렇게, 이상한 출발선들 위에서 환각 속에 놀아나는 것보다야 정상적인 출발선에서 제대로 출발하길 바란다. 또 그 출발선을 잇는 또다른 출발선들을 밟아나가기 또한 바라고...

    근데, 이런저런 출발선들을 밟는 것 모두가... 그게 사는거다. 다들 그렇게 저렇게 살고있는거다. 피할 수가 없다. 그것이 각자에게 주어진 삶이고, 그에맞게 나름대로 살아내고 있는 삶이다.

  2. 솜다리™ 2013.05.31 09: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간순간의 생각과 상념을 이렇게 남겨두는 것도 좋지 싶내요^^
    늘 고민하며... 도전하고...타협하고를 반복하지 않나 싶슴다~

  3. 소심한우주인 2013.05.31 14: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고민의 연속이고 실수의 연속이지 싶습니다. ^^

  4. 팬소년 2013.06.02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나이가 들면 하던 거라도 제대로 하자.. 주의가 되기 시작하는 거 같아요.

  5. Naturis 2013.06.03 17: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것 아닐가 싶네요..

  6. 가마귀꿈 2013.06.04 16: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그에 이거 저거 적어 놓는것도 좋을거 같네요...귀찮고 어려울 수도 있지만....나중에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하네요...

  7. écrivain inconnu 2013.06.05 01: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실요.. 저도 이런 생각 많이 합니다.
    지금 비슷한 나이대인데 저와 비슷한 고민과 생각을 하시는 군요.
    웬지 길에서 오랜 친구를 만난 것 같이 반갑습니다.
    사람이라는 게 변화가 없을 것만 같지만, 세월이 흘러감에 생각지 못한 많은 신체적,정신적 변화가 일어나더군요.
    그렇게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철없는남자 2013.06.06 18: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이의 앞자리가 바뀜에 따른 신체적 변화는 적응할 수준입니다만.
      전혀 하지 않던 고민을 하고 있는 나를 보며, 또 가치관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는 나를 보며 종종 흠칫 놀라곤 합니다.
      사람은 변한다지만 특히 요즘은 급변하는 시기인지 적응에 시간이 걸리네요.
      어른이 된다는 것. 단순히 책임을 지는 것을 떠나서 해답이 보이지 않는 고민의 바다를 유영하는 과정과 비슷하네요. 저도 오랜만에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았습니다..:)

넌지시 던졌던 '수박 갈아마시기'가 수박 맥주로 발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박과 맥주라.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시도해본다. 과연 결과는..?

 

 

나는 걸어서, 친구는 자출용 자전거를 타고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서 만난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내 생태습지공원...이라고 가끔 불리지만 공원이라고 할만큼 크진 않다.

그냥 동네사람들이 호수를 중심으로 산책할 수준의 크기. 괜히 이름만 크게 지어진 느낌이다.

 

 

수박 맥주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딸기. 딸기는 우리 엄마가 나 혼자 먹으라고 제공하심! ㅋㅋ

 

 

 

열심히 제조한 수박 맥주와 빠질 수 없는 오징어집.

 

 

수박 맥주의 색깔은 그럴듯하고 저 멀리서 국악이 들리며 날씨는 선선하니 정말 좋았다.

그러나!!맥주는 생각보다 너무 맛이 없었다. 맥주로 사용된 '필스너 우르켈'이라는 체코 맥주는 본연의 맛이 너무 강한-잔디 맛의-맥주였다.

당도 높은 수박이라도 강한 맥주의 쓴 맛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맥주:수박의 비율을 떠나서 달달한 탄산음료와 섞어 마시는 편이 나을거라 생각한다.

그나마 짭짤한 과자로 달고도 쓴 맛을 덮을 수 있어서 겨우겨우 다 마셨다;;

 

 

역시나 드러누은 그. 이게 취미인듯.

 

 

수박 맥주는 실패했어도 선선한 밤공기를 마시며 누워있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래도 수박 맥주 맛은 정말 fxxking했다. 다시는 그런 짓을 안하리..

 

 

생태습지공원(?)의 전경. 저 멀리 기숙사를 볼 때마다 호텔같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깨어있는 동안 초록 물결의 나무와 풀내음을 맡으며 사진기를 들이댄다.

조용한 적막 속에서 느끼는 행복, 이런게 아닌가 싶다.

비록 수박 맥주 제조는 실패했지만 초여름의 밤을 제대로 느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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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NOLF 2013.05.29 0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맥(?)과 함께 하는 야경이 넘 멋지네요.
    한밤에 이렇게 동네 산책하며 친구랑 마시는 맥주한잔 정말 좋죠... 제 경우엔 안산으로 이사온 후 근처에 친구하나 없네요.. ㅋ

    한양대쪽은 한번도 못 가봤는데 괜찮은가요? 자전거타고 한번 가볼까 하는데 교내에서 추천할 만한 곳은 어딜까요? ^^

    • 철없는남자 2013.05.29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한양대 출신이 아니라 잘은 모르지만..사진에 나온 호수와 교내의 인공호수가 학생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는 캠퍼스 전체가 평지라 자전거 타기에 참 좋은 곳이며, 운이 좋으면 고라니도 볼 수 있습니다. 너무 홍보생 같이 썼는데;;그만큼 바람쐬러 가기 좋은 장소입니다~:)

  2. 소심한우주인 2013.05.29 10: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맥주와 수박..묘한 조합을 시도하셨네요. ^^

  3. 어듀이트 2013.05.29 22: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래도 둘다 시원~한 음식들이네요..ㅎ
    둘다 좋아하는..ㅎ
    편안한밤 되시길 바래요

  4. 블솔 2013.05.30 21: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순수한 수박슬러시가 당기는 밤인데, 수박이 없다...

    • 철없는남자 2013.05.30 21: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없으면 사면 되지.

    • 블솔 2013.05.30 2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래저래 음악 들으며 블로깅하다보니 수박사러 갈 시간은 나질 않았고 난 수박을 먹지 못했다. 시간은 실제로 넉넉하지 않았고, 결국 수박은 내 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내겐 단순히 '없으면 사면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이제 긴시간만에 의자에서 일어난다.

  5. 팬소년 2013.06.01 2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맥주를 넣은 수박슬러시인거죠. ㅋ.
    성인용 슬러시네요.
    맛이 궁금해서 추천한방 꾸욱 누르고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