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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중의 경계/경기 & 서울

[2013.08.25] 서울 한복판에서 숲을 만나다 - 창덕궁 나들이

by 철없는남자 2013. 9. 17.

서울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서울시민이 아닌 나는 홍대, 강남으로 대표되는 사람 많은 길거리가 떠오른다.

사람마다 연상되는 것이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비슷할거라 생각한다.

 

당일치기 여행으로 간다면 어디로 갈까?

 

바다로 간다면 가까운 오이도, 대부도부터 대천까지.

산이라면 마이산부터 강원도의 이름 모를 산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심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려고 한다.

 

서울에 살지 않지만 서울이 궁금한 나는 일요일 하루동안 창덕궁에 가보기로 했다.

 

 

가을 하늘. 창덕궁이 빛날 수 있게 맑은 하늘이 도와주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햇살이 뜨거워서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야 하는 계절이다. 일교차가 커서 감기 걸리기 쉽다.

 

 

우리를 처음으로 반겨주는 돈화문. 고궁의 아름다움은 처마 밑에서 느낄 수 있다.

각자의 색이 진하지만 오묘히 어울리는 느낌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발견한 곳. 대조전 뒷뜰인데 특이한 형상이다.

돌 사이로 나무를 심었는지, 인위적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대조전 뒷뜰 옆에는 낙선재가 위치하고 있다. 밖에서 본 낙선재는 대체적으로 정갈하고 정돈된 느낌이다.

 

 

궁궐답지 않게 깔끔히 정돈된 모습. 화려하지 않은 색깔과 장식, 흰색이 주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화려한 것보단 깔끔한 것에 눈길이 가는 나같은 사람에겐 살고 싶은 공간이었다.

 

 

이 날도 구름이 어찌나 시시각각으로 변하던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 컷 담아낸다.

 

 

사실 창덕궁은 후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일명 secret garden.

숨겨진 정원이라 하기에 기대감에 가득찬 발걸음이 나를 재촉한다.

 

 

후원 가는 길은 몇 백년쯤은 족히 되보이는 나무 숲이다.

도심에 이런 공간-빌딩이 보이지 않는-이 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웅장한 나무들에 압도되어 한번 더 놀란다.

 

 

부용지와 부용정. 가이드의 말에 따르면 우주의 기운에 의해 바위가 어쩌고 저쩌고 쏼라쏼라...기억이 안난다..-_-;;

암튼 막 만든 곳이 아닌 풍류를 즐기고 우주의 이치를 따르는 건축물이라는게 핵심이었다.

 

 

정조가 즐겨 찾았다는 주합루. 주합루를 들어서기 위해서 임금은 어수문으로, 신하는 옆의 작은 문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이것은 임금(물고기)과 신하(물)가 만나 어룡(魚龍)으로 승천하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부용정과 주합루를 지나 만난 애련지와 애련정. 연꽃이 피는 연못이라는 뜻이지만 계절상 연꽃은 볼 수 없었다.

물소리를 갖고 싶었던 임금이 흐르는 도랑물을 폭포수처럼 떨어뜨려 물소리를 내었다고 한다. 그들은 다소 욕심쟁이 기질이 있었던듯..ㅋㅋ

 

 

안채와 사랑채가 나눠져 있는 연경당.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에 따라서 늘 함께 있지 못하는 부부는

안채와 사랑채를 연결하는 작은 문을 통하는데, 아내와 남편이 정을 나누고 싶을 때만 열리는 19금 성격(?)의 비밀스러운 문이라고 한다.

 

 

흐르는 물을 더 길게 감상하고파 멀리 둥글게 길을 낸 옥류정. 자연을 오랫동안 즐기고픈 그들의 욕심이 느껴진다.

 

 

후원 관람의 마지막쯤에 만날 수 있는 향나무. 약 750년 정도 되었다는 향나무는 모양이 기괴하다.

마치 번개에 맞아 갈라졌지만 꿋꿋하게 버티기라도 하는듯.

 

 

여전히 아름다운 하늘을 보며 창덕궁에서 보낸 여유로운 일요일의 끝자락을 담는다.

 

 

남들은 수학여행으로도 한번씩 가보는 경주, 데이트코스로 흔히 찾는 서울의 고궁들까지.

언젠간 가보겠다는 다짐을 요즘 하나씩 실행해가고 있다. 물론 나의 파트너와 함께.

 

서울의 화려한 모습 안에서 정갈하고 깔끔한 고궁들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고 한적했다.

서울의 한복판에서 숲을 만나 여유를 즐기다.

다음 기회에는 다른 고궁들도 꼭 가보련다! 고마워, 서울.

 

Photographed by Canon 100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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